번역으로 살펴보는 우리말

이번 출장 때 사서 읽은 책입니다.


저도 개발 관련 서적을 두 권 번역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족한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부끄럽습니다. 어쨌든 그때 그리고 그 이후에도 느낀 것이지만, 번역이란 것이 참 어려운 것이더군요. 그리고 영어도 영어지만 국어 실력이 많이 필요한 작업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본 책도 진작에 눈의 띄어 출장 간 김에 사서 보았습니다. 결론은 대만족입니다. 저자의 고민과 수고만큼이나 배울 것이 많았습니다. 직역이냐 의역이냐(저자는 각각 '들이밀기'와 '길들이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만)의 갈림길에서 저자는 의역을 택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번역이나 한글의 실정이 지나치게 '들이밀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균형을 잃었다고 판단한 까닭입니다.

알게 된 것들
  • 영어와 달리 한국어는 주어를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 The rough rock has abraded my skin.
    • 거친 바위에 살갗이 벗겨졌다.
  • 사물이 주어로 오는 영어 타동사 문장을 사람이 주어로 오는 자동사 문장으로 바꾸면 과도한 사동문을 피할 수 있다
    • The intoxication of the crowds made Hitler feel like a god.
    • 군중이 열광하니까 히틀러는 신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었다.
  • 영어는 추상에 강한데 반해, 한국어는 구체성에 강하며 부사에 그 비결이 있다
    • He sat nodding in front of the fire.
    • 그는 난로 앞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 영어 형용사는 한국어 부사로 옮긴다
    • I searched the entire palace.
    • 궁궐을 샅샅이 뒤졌다.
  • 한국어의 특징인 풍부한 어미를 잘 활용하면 간결하게 번역할 수 있다.
    • They say they have no money.
    • 돈들이 없.
  • 번역 시 군살은 뺄수록 아름답다
    • She found her husband stabbed to death.
    • 남편은 칼에 찔려 죽어 있었다.
  • 뒤집으면 자연스럽다
    • Please memorize this dialogue before you come back.
    • 이 대화는 다 외워서 오세요.
  • 토박이말을 잘 활용하자
  • 영일사전 등을 베낀 것이 아닌 우리 삶이 담긴 사전이 필요하다
번역이나 우리말 배우기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강추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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